이게 무슨일인가 싶으시겠지만
저에게는 아주 큰 사건이 있었답니다.
저 유치원때 일이였어요.
갑자기 비가 정말 너무나도 무섭게 왔어요.
동네가 완전 아수라장이 되었던
기억에 저는 어른이 된 지금도
천둥번개가 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무서워서 이어플러그를 껴요.
저희 친정동네는 읍단위로 그리 크지않은 동네였어요.
동네사람들 끼리 사이가 좋아서
서로 음식도 나눠먹고
제 기억엔 동네잔치도 수시로 했었던것 같아요.
어느날 비가 미친듯이 와서 동네 비상사태였어요.
저희집은 동네 가운데쯤에 있었고
살짝 지대가 높게 되어 있어서
앞 집이 조금 내려다보이는 형태였어요.
갑자기 번개가 쳤는데 고막이 찢어지는듯한 고통을 느꼈어요.
번쩍했을때 귀를 막았지만 아무소용이 없을정도로 컸었어요.
저희마을 산쪽을 향해 벼락이 치면서
산사태가 일어났고
토사가 저희집 대문높이까지 쌓여있을 정도였어요.
앞집에 짚단이 무척 크게 쌓여있었는데비가 많이 오면서 그 집단이 통째로 떠내려가는걸 봤어요.
집 앞에 작은 도랑이 넓직한 냇가로 변할정도였어요.
이날 아버지는 외출하셔서 안계시고
엄마가 집이 무너질수도 있다고 오빠랑 언니랑 같이 작은 동산처럼 생긴 곳으로 대피하라고 했어요.
우산 쓰면 벼락 맞는다고 비닐포대
같은걸 씌워주면서 저희 셋을 보냈어요.
저희 셋은 공포감에 휩싸여
덜덜 떨면서 겨우겨우 비가 그치길 기다렸던것 같아요.
이날 동네 20가구도 넘게 무너져서 물과 함께 휩쓸려 내려가고
사람들도 물에 많이 떠밀려 가셨대요.
수일간 비가 오다가 그쳤는데
집앞에 없던 냇가가 하나 생겼고
저멀리 논과 밭은 토사로 농작물은 하나도 볼수가 없고 온통 황토색 흙으로 뒤덮혀있었고 논엔 가축 머리들이 흙속에 파묻혀 있었고 썩은 냄새가 진동해서 소름이 돋았었어요.
이 홍수로 인해 저희 옆동네에 새로운 마을이 생겼었고
다행히 저희집은 괜찮았고 담벼락이랑 창고만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요.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저에게 천둥번개는 공포로
느껴집니다.
내눈 앞에서 집이 와르르 무너져서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사람들 살려달라 소리지르고
저는 7살인 나이에
오빠랑 언니 손 잡고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천둥번개 치는 곳에서 덜덜 떨어야만했던 그 시간이 너무나도 무서웠어요.
부모님이 함께 계셨으면 덜 무서웠을지도 모르는데 엄마는 그때 떠내려갔가다
저희집 뒷쪽으로 겨우 구출되던 사람들
챙겼던것 같아요.
뒤늦게 들은 얘기인데
물에 떠내려가셨던 분들이
물살에 옷이 다 벗겨져 옷을 하나도 안입고 있어서
엄마가 그분들께 옷 갖다가 입혀주고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안좋은 재해였에요.ㅠㅠ
비가 계속오면 이렇게 산산조각이 나버리는구나라는걸 어린 나이에 느꼈답니다.
천둥번개 너무 무서워요.
이 트라우마는 극복이 안되는것 같아요.
번쩍하면 벌써 가슴이 먼저 쿵쾅쿵쾅 거려요.
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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