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에 면허 따고 조금씩 아빠차를 몰고 다니다 보니 재미가 붙어서 나중엔 집 앞 슈퍼 나갈때도 차 없음 귀찮아질 정도로 운전을 했어요. 아마 그런 경험 많으실거예요ㅋㅋ 전 20대 때 1종보통을 땄는데 늙어 신랑이랑 할 일 없거나 비혼으로 혼자 늙어가면 야채장사, 꽃화분장사라도 해야지 하면서 1종을 선택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야채장사는 못 할 것 같네요ㅋㅋㅋㅋ
따기는 1종으로 따 놓고 아빠차는 자동이었기에 손발에 익은 건 자동이었어요. 그러다 결혼 후 신혼초에 아버님이 어디선가 구해오신 구닥다리 승용차를 우리 부부가 몰고 다니게 되었는데 이 차가 수동이더라구요. 헐. 신랑은 회사에서 트럭 운전도 가능해서 능숙했지만 전 무서워서 운전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신랑이 음주를 하고 제가 대리운전을 하게 되었는데 신랑이 시키는대로 1,2,3단 넣어라 하면 기어를 바꿔주고 시동도 꺼뜨렸다 다시 켜고,, 우왕좌왕 어케 고속도로를 타고 집에 왔는지 모르겠어요. 위험하니까 다시는 나 운전시키지 마라 못을 박았지만,, 어느새 저는 대리운전 기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새벽, 다시 대리기사가 되어 잠이 든 신랑을 태우고 저속으로 고속도로 3차선을 달리는데 문득 정신을 차리고보니 제 차 앞뒤로 트랜스포머 같은 커다란 트럭 두 대 사이에 껴 통통통 달리고 있더라구요. 갑자기 너무 두려운 마음이 들었고, 어두운 새벽, 가로등이 적은 고속도로, 트럭,, 이 조합들이 뭉그러지며 눈 앞이 깜깜해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순간적으로 든 이 공포감에 어떻게 집으로 운전 해 왔는지,,
그 후로 밤운전 너무 무섭구요,, 특히 고속도로는 달려본 적이 없습니다. 신랑차는 지금 튼튼한 중형세단급이지만 소용없어요. 운전 자체가 너무 무섭고 혼자 운전 할 수가 없는 지경이예요,,ㅜ
지금은 뚜벅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버스노선 쫙 꿰고 있구요, 많이많이 걷고 있어요. 제가 큰 수술을 받아서 매일매일 걷기를 하고 있는 중인데, 이러려고 운전이 무서워졌나 보다,, 이렇게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뚜벅이가 나쁘진 않아요. 건강에도 좋고 유류비도 안 들구요~ 신랑은 이제 대리기사님께 맡기거나 택시를 이용합니다. 그것도 돈 아깝다고 이젠 술 마시러 잘 안나갑니다ㅋㅋㅋ 집술은 하지만 양이 확 줄었어요.
운전은 앞으로도 잘 해 나갈 자신이 없습니다. 이겨내고 싶긴 한데 잘 안되네요;; 엄마랑 여행도 가고 싶고 바람쐬러 나가고 싶기도 한데,, 그치만 얻은 것도 있죠. 운동이랑 신랑 음주가 줄었으니까요^^
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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