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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이 낳은 트라우마.

https://mindkey.moneple.com/trauma/23216745

 

여기서나마 마음 편하게 제 과거의 끔찍했던 기억을 털고,

머릿속의 복잡스러운 생각을 적어내려가면서 정리를 할 수 있어서 좋네요.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저희 부모님은 위태위태한 사이였습니다.

제 생물학적 아버지의 폭력과 폭언이 이미 연애때부터 발현 된 상태였고

주변사람이 말리기도 전에 이미 저희 어머니는 저를 임신 한 상태였죠.

 

지금 같은 시대면 조금 더 말리기 수월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때는 어련히

임신하면 상대가 누구든 결혼하기 마련이었다는 걸 다들 잘 아실겁니다.

22살 결혼한 저희 어머니는 폭력, 폭언, 의처증에 시달려야 했고

저는 그럴때마다 엄마가 집 나가 몇주동안이나 도망가는 불안함을 겪어야 했습니다.

 

7살에는 3살의 어린 남동생이 있었고, 울다 지쳐 잠들었죠.

제 아버지란 사람은 이제 말을 제법 하는 7살짜리 저에게 엄마가 돌아오게 만들려고

어떻게든 저보고 전화해서 집에 오라고 말하라고 시키기도 했구요.

 

이런 환경에서 저는 어떤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너무 무섭고 불안하고

항상 애정이 부족하고 어른에 대한 신뢰가 생기지 않았죠.

낯선사람일수록 더더욱 무섭고, 사람에 대한 신뢰가 없어 저에게 다가오는 사람은

배척하고 밀어내기만 했어요. 너무 무서웠거든요.

 

친할머니라는 사람은 아버지라는 사람과 함께 저희 엄마를 지칭하며

제 앞에서 쌍욕을 하기 일쑤였고, 엄마는 매번 욕을 먹고, 윽박지름을 당하면서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죠. 하루는 제가 성인이 되던 해에 길바닥에서 맞고 들어온

엄마의 눈과 시퍼런 멍이 든 몸을 보고 결심했었습니다.

 

내 인생에 아버지는 없다고.

그러나 그렇게 도망쳐 나온 이후 10년 이상이 흐른 지금도 저는 큰 소리만 나면 너무 무섭습니다.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큰 소리로 얘기하는 것, 콘서트장, 싸우는 소리, 자동차 경적 소리,

현관문을 누가 노크하는 소리 너무 다 크게 다가오고 심장이 두근 거립니다.

 

트라우마는 정말 진한 진흙탕의 물과 같아서 물을 타고 타고 또 타서

바닷물만큼의 양을 타야 겨우 그 진흙의 색이 옅어진다고 하더군요.

 

저 처럼 또 이런 불우한 어린시절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는 아이들이 더 이상 없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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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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