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아버지들이 그랬던것 처럼
제 아버지도 밖에서는 세상 착한 사람이지만 집에서는 포악하게 군림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언어폭력을 휘둘렀지요. 바깥일의 스트레스를 풀려는 냥 엄마에게 욕을 하며 쥐잡듯 잡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물리적인 폭력이 있던 것도 아니고 저에게는 그렇게 심하게 하신 것도 아닌데 엄마에게 함부로 하는 모습이 저는 너무 싫었습니다.
어째서 어린 자녀가 보고 있는데도 욕하는게 부끄럽지 않나? 라고 매일 생각했지요.
엄마는 저에게는 말하지 않으셨지만 저와 같은 마음이셨나 봅니다. 평생을 살면서 저에게, 또 제가 듣는데서는 욕지거리 한번 하신적이 없습니다.
친근한 표현이라 여기는 '이가시나야' 라든지 뭐 이년 저년 가끔 장난으로도 하신적이 없어요. 그래서 엄마는 저런 말을 안 쓰시는 분이구나 생각했는데 시골에 있는 사촌동생이 엄마를 일찍 잃고 힘들어할때 '이 가시나야 밥 잘먹고' 라며 되게 친근하게 안아주시더라구요. 거리감 느끼지 말라고..
엄마도 저처럼 욕에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제앞에서는 정말 제기랄 한번 안하셨구나 싶어요.
지금은 길거리만 가도 어렵지 않게 들리는 욕들..남자들 많은 모임에 가면 추임새 처럼 아무렇지 않게 들어가는 욕들 때문에 사실 힘들어요.
나에게 하는 욕도 아니고 정말 그냥 감탄사처럼 쓰이는 것도 알겠는데 긴장되고 떨려 가만 있을 수가 없어요.
요즘 엄마랑 이야기 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아버지가 가난한집에서 자라며 사랑을 못받고 자라 행동이 모난부분이 많다며 수십년을 이해하고 감싸며 살고 계시더라구요.
그렇구나 아버지도 온전히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으면 안그랬을텐데 몰라서 그러셨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한걸음 한걸음 욕에 대한 트라우마도 조금씩 깨트려볼 수 있을것 같아요.
그 수십년 동안 엄마는 저를 치료해오고 있던게 아닐까요. 이제는 제가 엄마의 트라우마와 상처를 어루 만져드리고 싶어요.
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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