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집에 강도가 들어온 적이 있어요.
이사한지 얼마 되지도 않던 집에 정말 가진거라곤 없던 반지하방
이삿짐도 풀지 못해 정리도 안된 집이라 너무 안일했던 건지...
현관문이 잠겨있지 않았던 거 같아요.
고등학생이였던 저와 20살이였던 언니.....가 함께 자고 있던 방에 소주병을 깨서 들고 들어온 청년이 있었어요.
그냥 자기 신세한탄을 한참 늘어놓으며 소리를 지르면 죽이겠다 협박을 했던 기억
언니랑 저는 정말 얼음 처럼 굳어 있었고
몇분이 몇시간 같은 두려움이였죠
다행히 청년은 정말 말처럼 환경에 비관해 잠시 우발적인 행동이였던 건지 본인도 사시나무처럼 벌벌떨며 나갔지만 언니랑 저는 몇십분간을 그렇게 굳어 있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안방으로 뛰어들어가 엉엉 울었답니다.
그 기억이 정말 평생을 따라다니는 건지 밤에 어딜 다니는 것도 무섭고
문단속에 지나치게 예민한 편이예요.
지금은 아파트라 고층에 사니 창문을 잠그지 않아도 되는데도
자기 전은 꼭 베란다 창문도 점검을 하고
문은 이중 삼중으로 모두 잠그고 걸쇠도 꼭 걸어요.
그렇게 걸어잠그고도 제 방문을 한 여름에도 꼭 닫고 잠그기까지 해야 뭔가 마음에 안심이 되는 느낌이예요.
아무 일도 없이 협박만 당한 강도에도 이렇게 몇십년간 트라우마로 남는데
정말 무서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요즘 같은 세상~
험한 일 겪은 분들이 갖는 트라우마는 얼마나 심할까요....
뉴스를 볼때마다 가슴이 벌벌 떨리고 무섭네요.
트라우마라는게 정말 잊고 싶다고 잊어지는 것이 아니다 보니........
저보다 큰 트라우마를 겪는 분들 힘내시고 최대한 밝은 기억으로 어두운 기억들을 잊으면서 살아가시길 기도해 봅니다.
작성자 익명
신고글 밤이든 낮이든 문이 열려 있으면 웬지 두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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