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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신뢰 무너짐에 대한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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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 시절 

세상물정도 잘 모르고 ~

사회생활도 안 해봤으니 세상 때도 안 묻고~

지금 저와 비교해서는 아주 순수했던 나!

20대 초반의 저는 참 마음이 여렸어요~

학교에서 공부만 했었으니 그냥 여느 또래와 비슷하게 곱게만 자랐지요

 

대학교 1학년~

그동안에는 없던 '자유'란게 생겼죠~

수업도 일정 테두리 내에서 자유롭게 들을 수 있고~

동아리도 자유롭게 들 수 있고~

모든걸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어요

 

그런데 자유를 얻는 대신 낯선 환경 속에서 적응이 필요한 시기였쬬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 틈에서 

낯선 공부를 하며

낯선 생활을 했었어요

 

아는 사람도 없고 

익숙한 장소도 없고~

익숙한 생활도 없고~

언제쯤 적응을 해서 

편하게 생활할 수 있을까 싶더라구요

 

그때 저에게 다가온 같은과 친구가 있었어요. 다가온 친구는 자기가 살던 지역의 대학을 다니게 되서 저와는 다른 상황이었어요

지역도 익숙하고, 고향이라 그런지 주변에 아는 사람도 많더라구요~

과에도 친하게 말거는 친구들도 여럿 있었어요.

그런 친구가 저한테 다가와서 

옆자리에 앉아서 말도 걸어주고

동아리가 데려가고 

수업 마치고 쉬는 시간에는 같이 시간도 보내니 저는 다가온 친구가 참 든든했어요.

저는 어떤 무리에서 너무 튀거나

앞뒤 안가리고 좀 함부로 하는 사람은 좀 멀리하는 편인데,

다가온 친구는 사교성은 있지 무던한 스타일이라 마음에 들었어요.

 

같이 어울리는 시간이 많다보니

고민거리도 이야기하고,

중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도 하고

여러가지 속마음까지 이야기하게 되었어요.

제가 사람을 믿기 시작하면

굉장히 친밀하게 대하는 편이라 

마음속 이야기도 곧잘 하곤 했었거든요.

 

 

20대때 저는 성실한 편이라

수업 빠지는건 생각도 못했어요

수업시간에 필기도 엄청 꼼꼼하게 하고 정리도 잘 했지요.

반면 다가온 친구는 동아리 활동한다고 수업도 자주 빠지고 어디 놀러간다고 하루 통으로 학교에 안나올 때도 있었어요.

지금 아니면 언제 노냐고

노는 것도 다 때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다가온 친구는

제가 성실하게 수업을 듣고 있고

필기도 잘한다고 추켜세우며

결강해도 걱정이 없다더라구요

 

몇과목 빼곤 같은 수업이라 

제가 필기해서 정리한 내용은

모두 그 친구에게로 전달되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 친구는 제 필기 내용을 복사해서 자기 아는 친구들에게 돌리더라구요.

저한테 미리 양해도 구하지 않고 그랬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다가온 친구에게 이런 점을 이야기하니 자기가 생각이 짧았다고 미안하다고 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제 마음이 상하지 않았는데,  다가온 친구와 약간 거리감이 느껴졌어요.

뒤에 알고봤더니 다른 과 친구한테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하네요

필기한것 좀 복사해서 돌렸다고 화를 냈다고 제 뒷담화를 했다는 거에요

 

전 엄청 배신감이 느껴졌어요

제 상식에는 제가 잘못한건 없거든요

그런 상황이라면 저한테 양해를 구하는게 먼저라고 생각했는데 적반하장이더라구요

그리고 속마음까지 이야기하면서 친하게 지낸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사소한 일로 뒷담화를 한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저는 다가온 친구와 이런 감정을 이야기했어요.

제 앞에서는 미안하다고 하더니,

이번엔 제가 속마음 이야기한걸

다른 애들한테 전달했다는걸 들었어요

 

뒷통수를 제대로 맞은 기분이었어요

제가 이야기하면서 

이건 너한테만 이야기하는 내 속마음으니 어디가서 이야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진 않았어요

그냥 믿고 이런 정말 개인적인 속이야기는 친구라면 당연히 어디가서 이야기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20대초반의 저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어요.

세상이 이런 친구도 있구나!

아무한테나 속마음 이야기하면 안되는구나!

믿을만하다고 생각한 근거가 뭐지?

좀 더 신중하고 신중할 필요가 있겠구나! 란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 여린 20대 초반에 받은 

사람에 대한 충격

배신감에 치를 떨었던 기억이

트라우마가 되어 마음 속을 괴롭혔던거 같아요

 

제가 생각해도 

사람을 잘 볼 줄 모른다는 생각은 지금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잘 믿지 못해요

그런데 처음부터 믿지 못하는건 아니고 굉장히 호감형으로 다가오는 사람에게는 저도 호감으로 상대하다가

옛 기억이 나면서 

아 속마음은 아무한테나 이야기하지 말자는 옛 신뢰감에 대한 트라우마가 쑥 튀어나와 제 현재의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처음 만나도 금방 친해지는 사람들 스타일이 있어요~

다가오는 사람들이 굉장히 호감형이면 저도 금방 마음의 빗장을 여는 편인데, 겉도는 이야기가 대부분이고 진짜 속마음은 잘 이야기 하지 않게 됩니다.

20대 초반에 닫힌 마음의 빗장이 잘 열리지 않아요

그때 사람의 신뢰에 대한 충격이 참 오래가네요.

 

 

사람 마음속을 누가 알겠어요 그죠?

아무리 곁으로는 좋아보이고 친해보이더라고 다른 곳에서 저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할지 알수가 없지요.

누군들 제대로 믿을 수가 있을까 싶어요.

또 믿고 속마음까지 이야기했다가 상처 받을까봐 불안해서 마음의 빗장을 채우는 저 어떻할까요~

사람 곁으로만 친하게 지내지 속까지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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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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