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렸을 때의 일입니다.
아마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가 아니었나 싶네요.
이모랑 단둘이 수영장에 갔어요.
튜브는 하나였고 제가 튜브를 탔고
이모가 저를 끌어주는 식이었는데요.
이모가 튜브 한번만 타고 온다며
저에게 수영장 한쪽 구석에 발 닿는 곳에 서서
기다리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곤 이모가 타고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데,
저는 바보같이 튜브에 달린 끈을 잡고 있었어요.
그 끈을 잡고 가면 빠지지 않을 거라 생각한 건지
아니면 아무 생각없이 잡고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끈을 제가 잡고 있다가 끌려갔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이모는 좋다며 앞만 보고 갔구요.
그런 이모의 뒷모습을 보며 저는 깊은 물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진짜 그때의 잔상은 느린 화면으로 아직도 또렷이 기억이 나요.
그러면서 점점 빠지는데,
어떤 언니가 지나가다가 허우적대는 저와 부딪히곤
저를 잡고 쑤욱 올려주었어요.
빠진 시간은 되게 길었던 건 아닌 것 같은데,
빠진 사람은 그 몇초가 몇시간과도 같았겠죠.
그 이후로 물에 들어가는 게 무섭습니다.
그렇다고 물놀이하러 못가는 건 아닙니다.
가서 잘 놀아요.
하지만 튜브가 없으면 절대로 못들어갑니다.
물깊이가 허리까지만 와도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구요.
저도 저지만 제 모습을 아이에게 투영을 시켜요.
아이가 조금만 깊은 곳에 가도 소리를 질러요.
튜브랑 구명조끼는 꼭 착용시키고 있는데,
허리까지 오는 곳에만 들어가도
나오라고 소리를 지릅니다.
조금만 깊은 곳에 들어가는 걸 봐도
제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구요.
자꾸 안좋은 상상을 하게 되더라구요.
아이에게 조심을 시키는 건 좋지만,
마음껏 놀지 못하게 자꾸 단속하게 되니
아이가 물놀이 가도 신나게 못논다고 불평입니다.
아이에게 물에 빠진 제 모습이 자꾸 투영이 되는데,
필요 이상의 걱정을 하는 것 같은데
이걸 어떻게 극복을 하나요?
작성자 익명
신고글 아이에게 물에 빠졌던 제 모습이 투영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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