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참 신기한 존재이다.
그 존재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이 든든하고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나에게 가장 큰 상처를 주는 존재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세상에서 가장 벗어나기 어려운 족쇄같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가족의 사전적 정의는
[혈연이나 혼인으로 관계되어 같이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사람들] 이라고 되어 있다.
가족에는 배우자처럼 내가 선택한 사람도 있고
천륜으로 맺어진 존재도 있다.
실제로 팔다리가 묶여 있는 것도 아니고
보고 싶지 않으면 얼마든지 보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가족이란 존재는 끊어내기가 참으로 어렵다.
그 누구보다 가까운 존재이기 때문에 나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존재이면서도
때로는 더 아프고 상처가 되는 존재.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놓을 수 없는 존재.
실망하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또 다시 기대하게 되는 존재.
그것이 가족 아닐까.
☑ 가족은 그대의 천국이자 지옥이다.
– 폴러 워커 –
학창 시절, 나는 가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친구들이 신기했다.
우리 집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분위기이고 다정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10대, 20대 초반의 많은 아이들이 그렇듯,
그 시절 나의 고민꺼리는 주로 연애나 친구, 진로와 같은 것들이었고
가족의 존재는 딱히 나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래서 부모님이나 형제 관계로 고민할는 친구들을 볼때면
가족에 대해서 왜 저렇게 관심과 고민이 많을까, 하며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생각을 한 지 몇 년이 지나지 않아서 깨달았다.
어쩌면 나에게 가족이라는 존재는 너무나 거대해서
함부로 직면하기 어려운 대상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말이다.
내가 그 동안 인식하고 있던 가족의 존재는 마치 바다에 떠 있는 빙산같았다.
보이는 부분도 충분히 크지만 빙산에서 겉으로 보이는 부분은 사실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빙산의 정말 크고 거대한 부분은 바다 밑에 잠겨있는 것처럼
가족에 대한 고민과 갈등은 나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나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았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우리 가족은 왜 다른 가족들처럼 다정하고 따뜻하지 않은지
부모님은 나를 왜 이해하지 못하는지를 생각할 때마다
마치 빙산의 보이지 않던 거대한 부분과 마주하는 느낌이었다.
연애 상대나 친구는 내가 관계를 끊어내면 그만이고
진로에 대한 고민도 앞으로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끝낼 수 있었지만
하지만 가족에 대한 고민은 완전히 결이 다른 것이었다
가족에 대한 고민과 갈등은 현실이었고
보고 싶지 않아도 보지 않을 수 없었으며 피할 수도 없는 존재였다.
무의식 속에 억지로 욱여 넣으며
어떻게든 피하고 싶었던 가족에 대한 고민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 몇몇 순간들을 지나치면서
가족이라는 존재가 나에게 얼마나 거대한 고민꺼리였는지를 알게 되었다.
☑ 가정과 가족을 다스리는 것보다 왕국을 다스리는 쪽이 더 쉽다.
– 윌리엄 S. 스칼보로 –
나의 사춘기는 꽤나 늦게, 그리고 지독하게 찾아왔다.
아빠의 사업이 어려워지고,
집에 아픈 사람이 생기고,
혈육이 대형 사고를 치면서 가세는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다.
나는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며 일과 여러 개의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쉬지 않고 일하는데도 상황은 점점 악화될 뿐이었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서 자정을 넘겨서야 집에 돌아오면 또 다른 지옥이 시작이였다.
그 때 나에게 가장 무서웠던 것은
엄마가 어두운 얼굴로 "잠깐 얘기 좀 하자"라고 말하는 것이였다.
매일 전화로 죽어버리겠다고 악다구니를 치는 그와
눈물로 하루를 보내는 엄마, 그리고 무기력한 아빠.
작성자 그루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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